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_ 공정하다는 착각_마이크 샌델 저자

✔️서론 

 

대학입시와 능력주의 

 

2019년 3월, 33명의 부유한 학부모들이 명문대에 자녀를 집어넣기 위해

교묘히 설계된 입시 부정을 저질렀다는 연방검찰의 깜짝 놀랄 발표가 있었다. 

 

이 음모의 중심에는 윌리업 싱어라는 악덕 입시상담가가 있었다. 

 

그는 체육을 한 번도 안해본 학생을 예일대 축구특기생으로 입학시키고 

돈을 받고 SAT시험  성적을 조작했다. 

 

이 사건은 좌우를 막론하고 모든 정파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러나 이러한 분노는 단지 '특권층 부모들이 불법적인 수단으로 자기 자녀들을

명문대에 입학시켰다'는 데 따른 분노보다

이 사건은 상징적인 스캔들이었다. 

 

'누가 앞서가고 있으며 그것이 왜 허용되고 있는지' 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이 사건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게 분노하는 사람들의 주장이었다. 

 

 

 

 

입시의 윤리 

 

정문, 뒷문, 옆문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능력에 근거한 입시제도는 정문, 

트럼프가 펜실비니아 대학교에 150만 달러를 기부하고 입학한 것, 

대통령의사위인 제러드 쿠슈너가 그저 그런 성적으로도 하버드대학교에

입학한 것(그의 아버지가 250만달러를 기부)은 뒷문 

그리고 싱어가 한 짓은 옆문이다. 

 

뒷문보다는 옆문이 더 가성비가 뛰어난 방법이었다. 

거액 기부를 대학에 제의한다고 해서 입학이 100퍼센트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

 

비록 돈이 들어가는 것은 뒷문이든 옆문이든 마찬가지이지만, 

그게 도덕적으로 똑같다고 볼 수 없다. 

뒷문은 합법적이며, 옆문은 불법이다. 

 

사기와 위조를 얘기하는 것이다. 가짜 시험점수, 가짜 자격증, 가짜 사진,..

 

여기서 생각해 볼 문제는 그렇다면 정문은 공정한가?

돈은 뒷문 뿐만 아니라 정문 앞에도 떠돈다. 

 

실제로는 SAT 점수와 수험생 집안의 소득이 비례관계를 나타낸다. 

 

더 부유한 집 학생일 수록 더 높은 점수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프린스턴과 예일에는 미국의 소득 하위60% 출신 학생보다 상위 1퍼세트 출신 학생이 더 많다. 

아이비리그 대학생 삼분의 이 이상이 소득 20퍼센트 이상 가정의 출신이다. 

 

그러나 이논쟁은 능력주의의 문제가 더 뿌리 깊은 것일 수 있음을 돌아보지 않는다.

 

명문대 입시는 치열한 경쟁 대상이라는 가정 말이다.

 

왜 그럴까? 명문대 입학은 왜 이처럼 치열해져서 특권층 부모들이 부정을

저질러서라도 자녀들을 입학시키게끔 만든 것일까?

 

 

 

 

 

50년 전, 대학입학은 그렇게 큰 의미를 가지지 않았다. 

 

그러나 불평등이 일어나면서, 또한 학사소지자와 비소지자 사이의

소득 격차가 벌어지면서 대학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어벼렸다. 

 

(우리나라도 그렇다. 우리 학사 소지자와 비소비자 사이의 격차가 크지 않나?

특히 부모님 시절에는 대학을 가고 안가고가 굉장히 큰 격차를 일으켰다. )

 

부모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소득격차가벌어짐에 따라 인생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커졌다. 

그런 두려움을 피하고자 부모들은 그 어느 시대보다 적극적으로 자녀의 삶에 개입하게 되었다. 

 

그러나 경제적 불안이 전부는 아니다. 자녀가 명문대 간판을 달도록 함으로써

그들은 '능력주의의 광채'를 두르려고 한 것이다. 

 

 

 

오늘날 양극화된 정치 환경을 넘어 길을 찾으려면 능력주의의 장단점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엘리트층에 대한 분노가 민주주의를 위험 수준까지 밀어내게 될 때, 능력에 대한 의문은 특별이 중대해진다. 

 

우리는 우리의 갈등 지향적 정치에 필요한 해답이,

과연 능력의 원칙을 더 믿고 따르는 것인가 아니면

계층을 나누고 경쟁시키는 일을 넘어 공동선을 찾는 것인가에 대해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chapter1 승자와 패자 

 

포퓰리즘적 저항의 표적이 되어버린 주류 정당과 집권 엘리트는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들은 보통 그 불만을 두가지 중 하나로 진단했다.

이민자와 인종, 민족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감으로, 또는

세계화와 기술 변화에 대한 불안 때문으로 말이다.

 

그러나 두 진단 모두 뭔가 중요한 점을 빠트리고 있다. 

 

 

 

포퓰리즘적 불만에 대한 진단

 

최근 수십 년 동안 노동자의 사회적, 문화적 지위가 꾸준히 낮아진 것은 피할 수 없는 조류 탓이 아니었다. 

주류 정당들과 집권 엘리트가 정책을 그렇게 폈기 때문이었다. 

 

트럼프와 다른 포퓰리즘적 권위주의자들의 민주주의 규범 위협에 직면해,

지금 그 엘리트들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데, 이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들은 바로 자신들이 자아낸 분노가 표퓰리즘의 불을 댕겼음을 깨닫지 못한다. 

 

그들은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소란이 역사적으로 유지해온 균형을
깨뜨린 정치적 실패에서 빚어졌다는 점을 모르고 있다.

 

 

 

'테크노크라시'와 시장 친화적 세계화 

 

시장친화적이고 기술 관료적인 세계화의 개념은 좌우 주요 정당들에게 고스란히 수용되었다. 

 

1990년대, 클린턴 행정부는 공화당과 손잡고 세계무역협정 추진돠 금융 산업 규제 완화에 나섰다. 

이런 정책들의 혜택은 대부분 최상위층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민주당은 불평등 심화와 금권정치 강화에 대해 별 내색을 하지 않았다. 

자본주의를 길들이고 경제권력을 민주적으로 제어한다는 원래의 사명에서 벗어난 진보 진영은 그 매력을 상실해버렸다. 

 

 

민주당은 다시 대중의 지지를 바라기 전에,

시장중심적이고 기술관료적인 통치방식부터 점검해야할 것이다. 

또한 결정적인 뭔가도 재고해 보아야 한다. 

 

바로 수십년 동안 불평등이 증가하면서 생겨난 '성공과 실패에 대한 관점'이다. 

그들은 새로운 경제 환경에서 빛을 보지 못한 사람들이 왜

'승자가 경멸적으로 깔보고 있다'라고 느끼는 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